PC방만 때리던 실내공기질 규제, 형평성 챙긴다




PC방만 때리던 실내공기질 규제, 형평성 챙긴다

지난달 말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이 하나 들려왔다.

PC방 실내공기질 측정기준이 14년 만에 완화된다는 발표였다.

그동안 PC방 업계는 공기질 측정 기준이 과도하다고 주장해 왔다.

이유는 다른 시설과 비교해 측정기준이 유독 비좁게 설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형평성에 어긋난 기준을 바르게 고칠 것을

요구했던 업계의 목소리가 드디어 힘을 발휘한 것이다.

PC방에 유독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며 눈과 귀를 닫고 꼼짝도

안 하던 환경부가 필요 이상으로 과도한 기준을 적용해 왔음을

인정하고, 업계의 건의를 수용해 측정기준을 올해 연말까지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0년 환경부는 PC방을 포함해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과 신축되는 공동주택, 대중교통 차량 등은

실내공기질관리법에 따라 공기질을 유지·관리해야 한다는 내용의

시행령을 발표했다.

이에 PC방은 연면적 300㎡ 이상일 경우 연 1회 실내공기질을

측정해야 하는 의무가 주어졌다. 또한, 미세먼지 150㎍/㎥ 이하,

이산화탄소 1,000ppm 이하, 폼알데하이드 100㎍/㎥ 이하,

일산화탄소 10ppm 이하로 관리하지 못하면 과태료도 부과됐다.

300㎡(약 90평)이라는 기준은 사실상 대한민국의 평범한 PC방 모두를

대상으로 했다. 문제는 업종 간 차별이었다. 어린이집은 430㎡,

산후조리원은 500㎡ 이상, 노인요양원은 1,000㎡으로 규정해

업종 간 차이를 뒀다.

이 차이를 두고 환경부는 청소년들의 호흡기 건강을 이유로 내세웠다.

협소한 공간에 사람들이 많으니 당연히 공기질이 나쁠 수밖에 없고,

PC방은 청소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가 공간이니 이런 측정기준이

합당하다는 논지였다.

그러나 PC방에 적용된 금연법과 대한민국 다중이용업소 중

최고 수준인 공조시설 완비 등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또한, 관리 대상 시설을 점검한 결과 PC방 업종은 최고 수준 공기질을

자랑했고, 청소년들이 이용하기는 마찬가지 시설인 학원의 공기질이

최악으로 드러났지만 정부는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기도 했다.

환경부가 측정기준을 수정하겠다고 나선 배경에는 코로나와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이 있다. 코로나가 대한민국을 강타할

당시 정부는 또다시 PC방 때리기를 시작하며 PC방을 샅샅이 뒤졌다.

그런데 감염전파가 없었고 오히려 타 시설 대비 방역 환경의 수준이

훌륭했다.

조합은 해당 데이터를 근거로 정부부처와 대화에 나섰고,

당위성을 확보할 수 없었던 PC방을 향한 규제는 해제됐다.

이때의 경험을 통해 조합은 PC방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실내공기질 관련 애로사항을 정부에 전달할 수 있었다.

이번 규제 완화는 결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조합은 조직 재정비 이후 실내공기질이라는 규제 해결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단히 노력했고, 보이는 곳에서는 수많은 업체와

접촉해 PC방 업주가 저렴하게 측정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제 곧 그 규제가 대폭 완화된다.

<출처 : 2024.06.07 아이러브PC방 문승현기자>